금주령

(♬: 마마마OST - Decretum 사야카 테마곡)

https 차단으로 인해서 야동스트리밍 사이트가 여러군데 접속이 안 된다는 소식을 접했는데 예전부터 프록시를 썻고 DNS서버는 국외로 지정해서 불편한게 없다보니 뉴스보고 알았다.

검색해보니까 이걸 음란물규제에 대한 문제로 접근하는데 그건 명분이고 실제로는 개인의 검색을 감시하는게 더 문제가 아닌가.

문제의 핵심을 간단하게 요약하면 음란물 규제를 한다는 목적으로 개인이 인터넷에서 활동하는 모든 기록이 다 감시대상이 된다는 얘기다. 음란물뿐만이 아니라 인터넷 활동,

정치성향, 개인정보 등.

중국의 인터넷 검열을 세상 모두가 손가락질 했지만 이젠 남 욕할거 없다. 이걸두고 중국몽에 함께 하겠다는 얘기였나보다.

과거에 카베모노가타리라는 글을 쓰며 정부의 인터넷규제에 대해서 우려한 적이 있었는데 솔직히 이런 날이 올 거라 예상은 했었기에 전혀 놀라거나 하지는 않았다.

미국에서는 과거에 술을 금지한 적이 있었다. 어느나라에나 금주령은 존재했지만 기근에 곡식소비를 줄이기 위해, 식수를 아끼기 위해 경제적인 이유로 막은거였고 미국 사례는 부패한 관리들이 항상 술자리를 함께했다는 이유로 부패를 막기위해 나온 법안이었다.

부패를 청산하고자 하는 명분은 좋아보인다. 하지만 부패와는 아무런 관계도 없는 사람들까지 전부 술을 즐기지 못 하는 상황에 놓였고 술문화는 사장되지 않고 오히려 음지로 파고들며 그에 대한 비용과 위험만 증가해버렸다.

이 뿐만 아니라 늘어난 비용을 줄이기 위해 불법약품을 술에 섞어서 가격을 낮추는 경우도 생겼고 이로인해 유사 주류를 마시고 죽은 사람도 생겨났다. 

양지에 있을 때에 비해 술소비량은 줄어들었지만 그만큼 술 제조용 곡식을 생산하던 농민들이 타격을 입고, 주세가 줄어들면서 정부의 재정에도 타격을 입혔다. 유일하게 수혜를 본 사람들은 음지에서 마약이나 총기를 판매하는 갱단과 밀수업자뿐이었다.

이렇게 지갑이 두둑해진 일당은 더 많은 뇌물을 건내 단속반을 매수하며 부패한 사람들을 도로 양산했다.

선량한 애주가를 범법자로 만들어버리고, 사회 전반에 예상치 못한 피해를 입혔으며, 엉뚱한 사람들만 이득을 보고 부패도 근절하지 못한 이 이상한 법안은 결국 폐기가 되었다.

그리고보니 이 법을 제정했던 워런 G. 하딩 대통령은 취미가 술과 포커로 내로남불의 전형이다.

지금의 규제와 이 때의 법안이 뭐가 다른가?

명분은 그럴듯하지만 많은 개인 자유와 상충하며 예상치 못한 문제를 양산할게 불을보듯 뻔한 규제안일 뿐이다.

리벤지포르노 배포와 몰카는 범죄니 범죄대로 처리해야겠지만 음란물규제와는 별개의 얘기다. 윗사람들은 의도가 분명하니 둘째 치고. 실무자들, 하기 불편하다고 일괄로 처리하려는 행정편의주의적인 생각은 좀 그만 좀 하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