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필나로의 애니 블로그 :: 북 파는 노인

03-29 06:50




블로그 이미지
다양한 애니메이션을 리뷰하는 블로그입니다~
필나로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발매예정 애니리스트

이미 출시$
- - - - - - - - - - - - - - - - - -

姉辱尽くし 1화 2/22(뉴르)
異世界来た.. 3,4화 2/22(핑크파인애플)
NO 猥婦 NO LIFE 1화 2/23(Queen Bee)
첫사랑기간 5,6화 3/1(메리골드)
断れない母 1화 3/15(Queenbee)

- - - - - - - - - - - - - - - - - -

おじさんで埋める穴 1,2화 3/29(핑크파인애플)
시니시스타 2화 3/29(마인)
루인스 시커 1화 3/29(마인)
旬花蒐陶 2화 3/29(뉴르)
- - - - - - - - - - - - - - - - - -

NocturnaL 1화 4/5(Queenbee)
家庭教師X◯◯2 1화 4/5(화이트베어)
히나기쿠 버진 로스트 클럽에 3화 4/12(Queenbee)
1LDK+JK 3화 4/19(Kingbee)
좋아하지는 않지만 1화 4/19(메리제인)
69~거짓의미소 2화 4/26(뉴르)
Dearest Blue 1화 4/26(PoRO)
서큐버스★커넥트 1화 4/26(마인)
みだれうち 1,2화 4/26(메리골드)
雌吹 1화 4/26(핑크파인애플)
恋乳オーダー 1화 4/26(핑크파인애플)
- - - - - - - - - - - - - - - - - -

妻を同窓会に 1화 5/24(메리제인)
断れない母 2화 5/24(Queenbee)
NO 猥婦 NO LIFE 2화 5/31(Queen Bee)
거유여사관 1,2화 5/31(메리골드)
루인스 시커 2화 5/31(마인)
착정병동 8화 후편 5/31(핑크파이내플)
雌吹 2화 5/31(핑크파인애플)
종말 호스피날 5/31(뉴르)
꿈옥의 나라의 앨리스 5/31(마인)
家庭教師X◯◯2 2화 6/21(화이트베어)
NocturnaL 2화 6/28(Queenbee)
○○교배 9화 6/28(마인)
야라카시 1화 6/28(뉴르)
세후레의 선배 1화 6/28(핑크파이내플)
誤爆 1화 6/28(뉴르)
낙원침촉 2화 8/30(쇼텐)
- - - - - - - - - - - - - - - - - -

::Translated into English::
::日本語に翻訳::
::翻译成中国::

북 파는 노인

2019. 3. 23. 12:47 | Posted by 필나로

(♬: 제목 모름)


세상이 어떻게 바뀌었던 간에 내게 오는 좋지 못한 것들에 대해선 한숨을 내뱉고 다닌 나인데, 기술은 진보하면서 어째 내 손 닿는 세상은 점점 퇴보해간다. 행복도를 하루로 놓고 보자면 내게 보이는 세상은 어둠이 잠기기 전 빨간 황혼. 


걱정인지 먼지인지 세상이 가득해 하루하루 내쉬는 숨이 갑갑할 정도인데 집 주변 멀지 않은 곳에 귀마저 아프게 하는 노인이 있다.


길거리 담벼락 밑에 북을 펼쳐놓고 고고하게 앉아서 북 사시오 하고 매일같이 북을 두드리는데, 빛바랜 회색 두루마리에 갓을 쓴 모습이 어디 지리산 산속 깊은 데서 온 신선처럼 이 세상 사람 같지는 않아 보인다.


매일같이 그 자리에 앉아서는 아침이고 저녁이고 시도 때도 없이 북을 울려대는 걸 보니 꽤 오랫동안 북을 팔아본 것 같다. 장단은 일관되게 덩기덕쿵더러러. 마을 분위기는 초상집인데 박자는 굿거리장단이니 이거 뭐 울어야 하나 박자에 맞춰 춤춰야 하나.


매일같이 북치고 먼지 쓰고 하면 북도 좀 더러워질 법한데 하나라도 팔아보겠다고 매일같이 때 빼고 광내고 갖은 정성을 다 들여서 다 낡은 싸구려 북인데도 아주 새것같이 빛이 날 정도이다. 정작 노인은 두루마리만 갈아입고 사는지 온갖 더러운 냄새로 가득해서 다가가기도 부담스럽지만 말이지. 이따금 지나가는 사람들 짧은 옷차림을 지적하며 시비 거는 걸 보면 자기 구린내는 잘 참아도 남들 꼴불견은 못 참는 모양이다.


항상 혼자는 아니어서 해 질 녘만 되면 어디서 거지 같은 패거리들이 사물놀이 악기를 들고 나타나서 타령하며 합동연주를 하는 데 아주 가관이다. 제 딴에는 자기 악기를 열심히 때려대지만 박자고 뭐고 하나도 안 맞아 소음에 불과한 걸 뭐가 그리 좋다고 치고 나서 서로 뿌듯해하는지 모르겠다.


세상 바뀐 지가 언젠데 누가 북을 산다고 저렇게 열과 성을 다해서 파는지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중요한 건 내 집 옆에서 매일같이 북을 친다는 사실이다. 나도 내 삶을 살아야 하는데 이렇게 소음으로 방해를 받는 게 기분 좋을 리가 없지 않은가.


참다못해 다른 데로 가서 팔 수 없냐고 물어보기도 했는데 우리 민족 가락이 얼마나 좋은데 외세 음악 듣고 무시하냐고 대뜸 화를 내면서 요지부동이었다. 밤이고 낮이고 북소리에 시달리다 보니 이제는 노인이 무슨 말을 해도 그 입에서 북소리가 튀어나올 것 같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북이 안 팔려서 다른 동네로 쫓겨나던지, 불법 노점상이라고 경찰한테 잡혀가든지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냥 얘기(BGM있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제는 어린이날  (4) 2019.05.06
자막 낚시가 많아요  (6) 2019.04.13
자나깨나 불조심  (4) 2019.04.06
망치는 건 누구나 할 수 있다  (4) 2019.03.31
구독기능 안내  (7) 2019.03.21
3월인데 눈이오고 꽃이지네  (8) 2019.03.15
블로그 방문자를 늘리는 법  (6) 2019.03.09
3월은 봄바람을 타고  (6) 2019.03.01